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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보면 글로벌 증시가 보인다

by 민아세상 200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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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보면 글로벌 증시가 보인다
주요국 경기둔화로 엔화 강세… 저점이 안정 신호탄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요즘 세계 증시의 움직임이 전에 없이 불규칙하다. 전문가들조차 다음주 시황 점치기도 겁이 난다고 투덜댄다.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의 경기지표도 국내 증시의 향방을 정확히 가르쳐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열쇠는 바로 ‘엔화환율’에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엔화환율이 해당국 주식시장을 매우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그래프) 왜 그럴까?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화는 최근 들어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은 작년 6월 말 124엔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 이달 초 102엔을 기록하며 17%나 절상됐다. 100엔당 원화 환율도 지난해 7월 750원에서 920원으로 22% 치솟았다. 물론 이 같은 엔화 강세는 일본 경제 여건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은 아니다.

우선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엔화 수요가 급증한 탓이 크다. 저금리인 일본 엔화를 빌려 신흥시장 등 고금리 통화국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엔케리 트레이드(엔화 매도)는 기본적으로 엔화 약세를 가정한 전략이다. 그런데 근래 일본 외 국가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엔화가 절상됐고, 이에 따라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엔화 매수)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즉, 엔화 강세는 주요국의 경기둔화를 나타내며, 이는 해당국 증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에는 미국 신용위기 이후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곳은 고금리인 대신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이다. 그런데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저금리 안전자산(엔화)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높아진 것이다. 이는 유동성이 주요국 증시를 빠져나간 이유와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엔화환율에는 각국의 경제성장률과 금리 수준의 전망치가 반영돼 있다. 최근 엔화강세는 주요국과 저금리-저성장을 대표하는 일본 간의 성장률과 금리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각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추진할수록 엔화강세는 더욱 강화된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엔화환율은 현재 글로벌증시가 직면한 두 가지 문제, 즉 신용경색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주요국 통화 대비 엔화환율의 저점을 확인하는 때가 곧 글로벌 증시가 안정되는 시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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