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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의 변신 제2탄...이번엔 '5분 대기조'
◇ 우지원
울산 모비스의 돌풍이 무섭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공동 2위(7승4패)로 뛰어오르며 '영광 재현'을 예고하고 있다. 울산발 '태풍'을 일으켰던 2005~2006(챔프전 준우승), 2006~2007시즌(챔피언)을 연상케 한다.
비결은 뭘까. 유재학 감독이 특유의 지도력을 발휘해 김효범 김현중 하상윤 함지훈 등 그저 그랬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성장시킨 게 원동력이다.
여기에 숨은 공신이 따로 있었다. 유 감독은 현역 최고령 이창수(39)와 함께 묵묵히 제역할을 해주고 있는 고참 우지원(35)을 꼽았다.
우지원은 올 시즌 들어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전성기 때 '코트의 황태자'로 군림했다가 2005~2006시즌부터 이름값을 버리고 궂은 일을 도맡는다고 해서 '마당쇠'였던 그가 이번엔 '5분 대기조'가 됐다.
언제 출전할지 모르지만 '그때'를 대비해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몸만 풀다가 경기를 끝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해 과거 명성을 생각하면 견디기 힘든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지원은 세월의 무게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소리없이 강한 '5분 대기조'로 변신했다. 유 감독은 지난 13일 삼성전(80대73 승)에서 3쿼터 위기때 3점슛 3개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준 우지원을 떠올리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공동 2위의 계기가 된 동부전(94대86 승)때도 그랬다. 2쿼터 종료 3분39초전 이창수와 함께 투입된 우지원은 35-45로 뒤진 상황에서 3점포를 터트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우지원은 올 시즌 11경기 중 10경기에 출전해 평균 6분 출전에 그쳤으나 3점슛 성공률은 73.3%(15개중 11개 성공)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유 감독은 2005~2006시즌때 출전시간이 줄어든 우지원이 면담을 자청해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것을 야단쳐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당쇠'로 변신시켰던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단다.
" 출전 기회를 못얻을지 모르는 데도 항상 벤치 뒤에서 몸을 풀고, 몇 분을 뛰더라도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는 우지원을 보면 든든하다 " 는 유 감독.
화려한 일등공신보다 알토란같은 숨은공신(우지원)이 있어 더 행복하다.
< 울산=최만식 기자 scblog.chosun.com/cms6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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