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11. 26.

    by. 민아세상

    축구 승부조작 파문 확산...내셔널리그도 5명 입건
    中도박업자와 연계…"K리그로도 수사 확대"
    입력 : 2008-11-26 08:13:46
    [조선일보 제공] K3리그에서 시작된 축구 승부조작 파문이 2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로 번졌다. 경찰은 프로축구 본무대인 K리그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5일 내셔널리그 A구단 운영부장 김모(29)씨와 A구단 선수 4명을 도박방조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중국 도박업자와 연계된 브로커 김모(34)씨와 박모(31)씨(이상 22일 구속)로부터 경기 당 1억원의 대가를 약속받고 선수 4명을 포섭해 지난 8월과 10월, 11월 세 차례 승부 조작(패배)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약속대로 경기에 패했지만 돈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셔널리그 선수 및 관계자가 승부조작 혐의로 입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K3리그와 내셔널리그 선수는 물론 감독과 심판, 구단 관계자 등 상당수가 승부 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앞으로 K리그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날 K3리그 B구단 선수 10명도 추가 입건했다. 이들은 이미 구속된 K3리그 B구단 선수 이모(28)씨의 팀 동료들로, 경기당 50만원씩을 받기로 하고 10월과 11월 두 차례 승부조작에 가담, 당초 약속된 금액보다 적은 15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내셔널리그 한 팀, K3리그 한 팀이 승부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고, 브로커 두 명을 포함해 3명이 구속, 19명이 불구속됐다.

    경찰은 중국 도박업자들과 연루된 축구 승부 조작이 광범위하고 교묘하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브로커 김씨와 박씨는 K3리그와 내셔널리그 팀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취약한 점에 주목, 선수와 감독 등과 전화로 접촉한 뒤 승부 조작을 제의했다. 이들은 공격수와 골키퍼를 집중 포섭해 경기 중 일부러 쉬운 기회를 놓치거나 막을 수 있는 슈팅을 흘려 보내도록 종용했다는 것이 경찰의 말이다. 이들은 한국 인터넷 중계를 통해 중국에서 실시간 도박판을 벌여 거액의 돈을 챙겼다고 경찰은 말했다.

    실제 지난 6월부터 K3리그엔 승부조작과 관련한 소문이 파다했고, 양주시민축구단과 고양FC, 아산유나이티드의 감독들은 '승부조작에 대한 제의를 받았다'고 보고했지만 축구협회는 간담회를 통해 주의를 요청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K3리그의 한 관계자는 "전반기부터 어이 없이 점수 차가 나는 경기에선 승부 조작 얘기가 흘러나왔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5일 경찰 조사와 별도로 김재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