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11. 26.

    by. 민아세상


    글/사진 | 홍필호

    안개 낀 녹차밭의 풍경을 본적이 있으신지요?
    하얀 안개와 녹차밭의 짙푸른 녹색이 뒤섞인 이국적인 풍경은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의 조화로 마치 풍경 자체가 한 잔의 향기로운 차와 같습니다. 사실 보성 녹차밭을 여러 번 갔지만 개인적으로 촬영하기는 꽤 까다로운 곳입니다.

    외부에 널리 알려지면서 사진하는 이들이 많이 찾아와 여간해서는 자기만의 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찍는 입구 가로수 길의 경우 햇살이 쪼개지기를 기다렸다가 셔터를 누르면 좋습니다.

    다만 그런 순간은 정말 잠시 동안이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봄이면 이제 막 나오는 녹차의 새순을 따는 일로 아주머니의 손길은 바쁩니다. 녹차밭의 색이 제일 아름다운 시기는 ‘곡우’ 전후인데 이때 따는 찻잎은 녹차 중에서도 가장 질이 좋은 상품으로 일하는 이의 손길에서도 조심스러움이 느껴집니다.

    다원을 찾은 오후, 날씨가 흐려서 셔터속도가 느리게 나와 삼각대로 흔들리지 않게 고정한 후 촬영을 해야 했습니다. 가장 좋은 구도를 잡기 위해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소나무 근처까지 가기를 기다렸지만 그 전에 작업을 끝내는 바람에 결국 찍지 못했습니다. 메인 사진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녹차밭 위로 햇살이 쏟아지는 광경을 담은 것입니다. 아래의 세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던 녹차밭은 황홀경 그 자체였고 이런 풍경을 혼자만 본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전라남도 목포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
    3년여 전부터 디지털카메라를 통한 사진을 취미로 시작, 주말마다 촬영을 즐긴다.

    제1다원은 촬영 포인트가 여러 곳이지만 안개와 녹차밭의 아름다운 장면을 보기 위해서는 입구 오른쪽 길을 따라 녹차밭 가장 위쪽까지 올라가야 한다. 제2다원에서 가장 좋은 포인트는 끝까지 직진, 오른쪽 산 위로 약 10여 분 올라가면 된다.
    Nikon D2X, AF-S 17-35mm, f8, 1/125

    자가용 이용 시 광주 → 화순, 이양(29번국도) → 보성읍 → 18번국도 → 율포 해수욕장방향으로 7km 정도 진행한다. 대중교통은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 보성 도착 후 율포행 버스를 타고 대한다업㈜ 보성다원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제1다원은 대한다원으로 가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차비만 받았는데 올해는 주차비는 받지 않고 입장료를 받고 있다. 제2다원은 제1다원을 넘어서 고갯길을 내려가면 밤고개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우회전하여 약 4km 정도 가서 다시 회천서초등학교 쪽으로 우회전, 약 350m 정도 가면 제2다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