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11. 26.

    by. 민아세상

     " 여름철 별미 냉면 "

     
    우리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함흥냉면과 평양냉면. 모두 이북 지방의 음식이다. 냉면의 주원료인 메밀과 감자, 고구마가 산지가 많은 서북 지역과 강원도 이북 지역에서 주로 자생했기 때문에 냉면은 이북에서 사랑 받던 음식이었다. 이후 6.25, 1.4 후퇴와 함께 북쪽의 피난민이 남쪽으로 피난 오면서 본격적인 기호식품으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 초기에는 한겨울에 수확한 고구마 전문으로 만들어 면을 삶고 차게 만든 후 뜨거운 온돌방에서 김치와 함께 먹었던 겨울철 식품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고구마 수확기에 따라 냉면의 시기도 함께 변하고 계절에 관계없이 즐겨먹는 음식이 됐다. 현재는 시원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여름철에 가장 선호하는 음식으로 등극.
     

    칡냉면, 곰국냉면, 녹차냉면…. 요즘에는 웰빙 바람까지 불어서 다양한 종류의 냉면 개발되고 있지만 냉면의 양대 산맥은 뭐라해도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이다. 귀에도 아주 익숙한 이 냉면들이 단순히 함흥 지방 냉면이고, 평양 지방 냉면이라고만 생각했다면 당신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이다. 토속적인 음식은 지역적인 지리와 기후에 따라 자생하는 식물과도 많은 연관이 있기 때문.
     
    험난한 개마고원과 백두산 지역의 함흥. 지리적으로 질 좋은 감자와 고구마가 많아
    감자 전분으로 면을 만든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바다가 있어 해산물이 풍부
    해 함흥냉면하면 홍어회가 들어간 회냉면이 유명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말씀. 하지만 일반적으로 함흥냉면하면 눈물 쏙 나게 매운 비빔장에 비벼
    먹는 비빔냉면으로, 뜨거운 육수 훌훌 불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냉면을 먹고 나면 온몸에 땀이 나고 더워지는데, 이는 우리 조상이 겨울철
    별미로 냉면을 즐겨 먹었기 때문이다. 혹독한 추위에서 이렇게 냉면을 먹고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강인함이 그대로 떠오르게 된다.    


    시원한 물냉면으로 유명한 평양냉면. 이 냉면 역시 추운 겨울 따뜻한 온돌에서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국수에서 유래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은 시원하게 먹는 것이 미덕인 평양냉면도 겨울철 별미였던 것. 평양냉면
    은 메밀로 면을 만들기 때문에 잘 부서지고 함흥냉면에 비해 면이 두툼한
    것이 특징. 평야가 있어 곡식이 풍부하고 중국과의 교류가 잦았던 평양인의
    소탈한 성격대로 맵고 짠맛이 없는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춘천하면 떠오르는 닭갈비와 막국수. 막국수를 먹으며 냉면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참 많이 헷갈렸었다. 면도 비슷하고, 차갑고 시원하게 먹는다는 점에서 비슷하지 않은가? 도대체 차이점이 뭐야!!!
     

    막국수는 춘천막국수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메밀 때문. 막국수 면의 재료인 메일은 북방 한계선이 높아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북 지역과 강원 영동 지방에서 잘 자랐는데, 특히 춘천은 우리 나라 메밀 재배지 1위였다는 사실만으로 메일을 이용한 요리가 유명해진 까닭이 이해된다. 또 지금은 별미로 먹는 막국수지만 임진왜란 이후 생계를 잇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해 나라에서 권장한 생계 유지형 음식이라는 사실.

    냉면과 막국수는 면부터 차이가 난다. 함흥냉면 같은 경우는 감자 전분으로 만든 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쫄깃한 특성이 있지만 막국수의 메밀 면은 국수처럼 잘 끊기고 약간은 투박한 느낌이다. 면만 차이 있을까? 만드는 방법도 다르다. 냉면은 면을 차갑게 식히고 무, 오이 등의 고명까지 모두
    차갑게 해서 육수를 넣어 먹지만 막국수는 면만 차갑게 식힌 후 간단히 양
    념을 해서 먹거나 김치 송송 썰어서 물에 말아 먹기 때문에 쉽게 만들어
    먹는다해서 막국수라 불리게 된 것이다. 요즘에는 막국수도 고기로 맛
    을 낸 육수를 자박하게 넣어서 먹기도 하고, 고명도 냉면처럼 시원하게
    해서 먹기도 하지만 본래의 막국수는 정말 편하게~ 만들어 먹었던 음식.